창신동, 짓기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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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 임세은 학교 : 중앙대학교 조회 6,037회*작품설명
프로젝트는 아주 추상적인 감각으로부터 시작했다. 누군가의 초상화를 보며 표정과 옷차림 자세에 녹아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듯, 건축의 형체가 정확하고 명확한 공간과 해결책보다 어떠한 분위기와 생경한 감각을 느끼길 바랐다. 내가 이 땅에서 느낀 감각처럼.
무언가를 더듬거리며 만드는 이 땅의 모든 행위들을 짓기에 대한 감각이라고 칭하기로 했다. 그리고 짓기에 대한 감각을 가장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을 생각했다. 가장 원초적이고도 힘있는 것들을 구축해나가는.
창신동 절개지의 날카로운 단면은 이 땅에서 이루어진 ‘짓기’의 역사를 그대로 드러낸다. 일제강점기, 서양식 석조 건축을 짓기 위해 거칠게 잘려나간 돌산과 그 자리에 남겨진 화강암 절벽은 개발연대에 서울에 몰려온 사람들을 위한 삶의 터전이 되었다. 이후엔 창신동이 동대문시장 등에 물량을 대던 봉제의 메카와 가난한 문화예술인들의 거주지로 기능 하면서, 거친 절벽은 옷을 짓는 일상의 풍경이자 작품을 만드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창신동 골목 곳곳에서 들려오는 재봉틀 소리 사이사이 드러나는 날카로운 절벽과 위태롭게 솟아나는 집들의 풍경은 이 땅에서 이루어졌던 ‘짓기-거주하기’의 치열한 삶의 과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하지만 동시에, 주민들에게는 인지되지 않는 일상의 풍경이 되었다.
따라서 이 땅에 지어지는 건축은 여기에 축적된 ‘짓기’의 역사를 교차시키며 새로운 이야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힘을 갖는다. 땅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슬라브, 기둥, 마감의 장식적인 형성과 명료한 조합은 곧 전체의 구축을 인식하게 하며, 이는 장소의 실체에 대한 직접적인 연계를 넘어 사회적, 역사적 맥락과 연결된다.
